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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프로젝트100 후기] 개발자에게 1일 1커밋이란 근력 운동과 같다

fire2025 2020. 12. 27. 23:59

카카오 프로젝트 100일 서비스를 통해서 지난 100일간 1일 1커밋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플백 참여를 하면서 좋은 습관을 많이 체화할 수 있어서 좋았다. 1일 1커밋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작년 후반에 보았던 이 영상 때문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1일 1커밋을 하면서 개발 습관을 넘어서 생활 습관과 가치관도 많이 향상된 것 같아서 뜻깊었다.

www.youtube.com/watch?v=V9AGvwPmnZU&t=5s

태용 유튜브 개발자 1일 1커밋 배달의 민족 리드 개발자

1. 풀타임 이외에 내가 따로 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놓치지 않게 된다.

나는 마침 지난 3개월간 포트폴리오 모임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었다. 워드프레스나 윅스 같은 웹사이트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츠비 gatsby js 로 블로그를 직접 만들어가고 있다. 초반에 많이 웹사이트를 세팅하고 나서는 에너지가 사라져서 한동안 손을 놓았다. 하지만 1일 1커밋 할 것을 찾다보니 다시 자연스레 웹사이트를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구글 애널리틱스, 구글 써치콘솔, 구글 애드센스 등 다양한 것을 연동하고 관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자잘한 폰트 설정, 색깔 수정, 메뉴 디자인 등을 매일 조금씩 바꿔 나가고 있다.

2. 그 날 조금 부족해도, 혹은 하루를 놓쳐도 실망하지 않는다.

나는 목표를 너무 높게 설정하고 상상하는 버릇이 있다. 기준을 너무 높게 세우면 내가 그 기준에 부합하지 못했을 때 나 자신에게 더 크게 실망하게 된다. 작년부터 그 버릇을 계속 고치려고 노력하지만 매우 의식적으로 나를 다독여야 할 때가 많다. 

1일 1커밋 그룹에서 인증하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오히려 성장했다. 이미 인증을 몇 번 놓쳐서 달성률이 100%가 아닌 사람들이 실망하거나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인증을 하는 것을 보면서, 100%에 가까운 인증률에 달성하는 것보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훨씬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루는 커밋을 해놓고 인증을 까먹어서 99%의 인증률이 되었지만, 생각보다 그 숫자에 크게 동요되지 않았다. 물론 내 깃헙에는 커밋이 완료된 상태였기 때문에 덜 아쉬웠던 것도 사실이다.

카카오프로젝트100 100일 인증 프로젝트 1일1습관

3. 나의 코드를 다시 복습하고 검수하고 더 개선하는 루틴이 생긴다. 

회사에서 개발 업무를 할 때는 급하게 버그나 오류를 수정하는 핫픽스 작업을 하거나, 아무래도 정해진 스케쥴에 맞춰서 기능을 구현하게 된다. 한참 불태워서 개발을 하고 나면, 코드를 개선하거나 리팩토링 (프로그램 코드 구조를 더 정리하는 것)할만한 에너지가 사라진다. 그리고 그렇게 짠 코드를 나중에 보면 코드가 너무 지저분하다는 생각에 개선하고 싶은 마음도 많이 사라진다. 

하지만 하루에 10분이라도 남는 시간에 코드를 다시 보다보면, 그전에 보이지 않았던 실수나 개선점이 눈에 잘 들어온다. 

4. 1일 1커밋을 하면서, 하루에 몰아서 하는 벼락치기가 아니라, 차근차근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무언가를 하는 습관이 좋아졌다.

1일 1 (실내) 싸이클, 1일 1큐티, 1일 1블로그 같이 하루에 조금이라도 내 계획 리스트에 있는 것들을 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주말에 블로그 글 5개 써야지' 같은 야심찬 목표만 세워놓고, 막상 주말이 되면 미루고 미루다 안하기 쉽상이었다. 

하지만 하루에 5분, 10분이라도 나만의 코딩을 하고, 그로 인해 결과물이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바뀌는 것을 보면서, 시간을 정해놓고 몰아서 하는 것보다 이렇게 하루에 조금씩 하는 게 훨씬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목표에 대해 조급해하던 마음이 많이 사라졌다.

나만의 컨텐츠 제작을 위해 영상을 제작할 때도, 내 작업물을 그릴 때도 이제는 하루에 몰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아침 30분 혹은 저녁 30분 작업하려고 한다. 개발을 할 때는 보통 페이스와 집중력 때문에 한 번에 몰아서 코딩을 하는 게 개발자의 흔한 버릇이다. 하지만 개인 작업을 할 때, 나는 오히려 충분한 쉬는 시간이 있어야 효율적이다. 그래야지 그 다음에 다시 이어서 코드를 짤 때, 머리가 맑아져있고 더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나온다. 그래서 재택근무를 할 때도 중간 중간 스트레칭도 하고 간식도 챙겨먹으면서 머리를 자꾸 환기시키려고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딩 유튜버 교수님의 말이 있다. 

코딩은 근육이다.

꾸준히 운동해야지 손실되지 않는 근육처럼 코딩도 매일 혹은 자주 할수록 실력이 느는 것이 확연히 느껴진다.

지난 100일동안 1일 1커밋을 하면서 코딩 근육을 많이 기를 수 있었다.

인증은 끝났지만, 나의 깃허브 코드 저장소의 잔디(커밋 기록)는 아직 푸르다. 

개발자들이 많이 쓰는 코드 저장소 웹사이트 깃허브 깃헙 커밋 기록을 하면 빈칸이 초록색으로 변한다.